에티오피아식 식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한 곳에 위치한 '하베샤'(HABESHA)라 하는 에티오피아 식당. 이 식당 주인은 에티오피아인이고 이곳이 본토는 아니지만 에티오피아의 식사와 커피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개성있는 카페이다.
본기자는 바로 이 하베샤카페에서 케냐 생활하면서 알게된 지인과 이곳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다.
- 하베샤 식당 내부
- 케냐의 스파클링 미네랄 워터
바구니에 담긴 물수건 같이 생긴 것은 손닦는 물수건 아니고 '인제라'라고 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이다.
한국사람이 쌀밥을 기본으로 여러가지 반찬과 같이 먹듯이 에티오피아에서는 인제라를 주식으로 카레 비슷한 다른 음식들을 곁들여 먹는다. '테프'라는 곡물의 반죽을 발효시킨후 얇게 펴 만드는 인제라의 겉모습은 빵이라기보다 아주 얇은 팬케익이나 크레페에 가깝다. 인제라 맛은 약간 시큼 하면서 한국의 술빵과 비슷하다.
사이드 디쉬로 나온 소고기와 양고기로 만들어진 카레 비슷한 요리를 인제라에 얹어서 먹는데 한국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만 한 맛이다.이 식당은 포크를 달라 하면 없다고 하며 손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지만 곧 익숙해져서 이것저것 같이 섞어 먹는 재미가 생기기도 한다.
- 에티오피아 커피문화 체험
'분나 마프라트'...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라 부르지 않고 분나라고 한다. 그래서 분나 마프라트를 영어로 표현하면 커피 세레모니가 된다. 앉은뱅이 의자에 둘러앉아 커피를 볶고 끓이는 것까지 보며 마시는게 의식의 기본 절차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대접 받는다면 세잔을 기본으로 마셔야 한다. 첫 잔은 환영의 의미, 두 번째 잔은 행운, 세 번째 잔은 축복을 의미한다.)
볶은 커피를 가루채 넣어 끓인 목이 긴 토기 주전자 '제베나'가 또아리 위에 올려져 있다. 숯불 담은 향로 위에는 노란색 송진 덩어리와 나무껍질 그리고 알 수 없는 묘한 것들이 타고 있는데, 연기와 함께 진한 향내가 주변을 가득 채우는 것이 더욱 분위기를 향미롭게 한다.
송진을 태우는 향으로 주변의 잡냄새를 없애는 것은 커피 본연의 향과 맛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연기를 피워 올리는 것은 의식의 품위를 높이고 손님에게 극진한 존경과 예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 상 차려진 오리지날 에티오피언 커피의 그 맛은 한약같은 맛이어서 설탕을 좀 넣으면 칡차 맛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첫 맛과는 달리 잠시 후 입안을 감도는 깊고 진한 맛은 이전에 알고 있던 커피와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해 준다.
커피 세리모니를 도와준 미소가 아름다운 에티오피아 아가씨 Fasika는 할아버지가 6.25 한국전쟁에 참전중 전사하고 한국땅 어딘가에 묻히셨다 한다. 그 일로 에티오피아에 있는 가족은 한국정부로부터 일정 금액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잘 살 수 있는데에는 이름 모를 아프리카 사람의 희생과 도움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에 뭉클함 몰려왔다.
현대화된 커피샵에 앉아 홀짝 홀짝 마시는 커피와는 달리 낮은 의자에 둥글게 모여앉아 격식과 의미를 갖추는 에티오피안 커피.
특별한 에티오피안식의 식사와 인류의 원조 커피를 맛 보고 레스토랑을 나서는 기자의 옷에는 송진향과 손에는 커피향으로 물들어 있었다.